영화 25시에 담긴 역사학, 종교학, 경영학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25시(25th Hour, 2002)*는 표면적으로는 마약 거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남자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24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진정으로 다루는 것은 개인의 범죄나 도덕적 실패가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순간에 놓인 인간과 사회의 집단적 심리이다. 25시는 2001년 9·11 테러 직후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며, 도시 전체가 상실과 분노, 불신과 자기혐오라는 감정의 잔해 위에 놓여 있음을 집요하게 포착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한 개인의 몰락기라기보다, 한 시대가 스스로를 성찰하는 ‘집단적 독백’에 가깝다. 이 영화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역사학적으로는 9·11 이후 미국 사회의 전환기를 기록한 텍스트이며, 종교학적으로는 죄와 속죄, 고백과 ..
2025. 12. 26.